메르세데스-벤츠의 모터스포츠 역사는 수많은 전설적인 머신들을 탄생시켰습니다. 1950년대의 영광을 21세기에 재현한 ‘SLR 맥라렌’과 1990년대 레이싱 সার্কিট을 완벽하게 지배했던 ‘CLK-GTR’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최근 한 경매에 전설적인 드라이버의 서명이 담긴 희귀한 SLR 모델이 등장하며 다시 한번 메르세데스-벤츠의 위대한 유산이 조명받고 있습니다.
150대 한정판, SLR 맥라렌 722S 로드스터 경매에 등장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터스포츠 역사에서 1955년 ‘밀레 밀리아’ 레이스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한 ‘300 SLR’은 상징적인 모델입니다. 그 전설적인 이름은 21세기에 파트너사였던 맥라렌, 그리고 자회사 메르세데스-AMG와의 공동 개발을 통해 ‘SLR 맥라렌’으로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최근 본햄스 굿우드 경매에는 그중에서도 가장 특별한 모델인 ‘SLR 맥라렌 722S 로드스터’가 출품되어 전 세계 컬렉터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이 차량이 특별한 이유는 단 150대만 한정 생산된 희소성과 더불어, 1955년 밀레 밀리아의 영웅, 스털링 모스 경의 친필 사인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모델명의 ‘722’라는 숫자는 당시 스털링 모스가 출발했던 시각인 오전 7시 22분이자, 그의 300 SLR 레이스 카에 새겨졌던 번호에서 유래했습니다. 2009년식인 이 차량은 지난 16년간 주행거리가 약 17,000km에 불과하며, 모든 서비스 기록이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습니다. 가장 최근 정비는 2025년 6월 맥라렌 MSO에서 진행되었습니다.
SLR 맥라렌 722S 로드스터는 5,439cc V8 슈퍼차저 엔진과 5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되어 최고 출력 650마력을 자랑합니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는 단 3.8초, 200km/h까지는 10.6초 만에 도달하는 강력한 성능을 갖췄습니다.
90년대 FIA GT 챔피언십을 제패한 괴물, CLK-GTR
SLR 맥라렌이 메르세데스-벤츠의 과거 영광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모델이라면, CLK-GTR은 당대의 레이싱계를 압도적인 힘으로 평정한 괴물이었습니다. 1997년 새롭게 창설된 FIA GT 챔피언십에 참가하기 위해 메르세데스-벤츠는 파트너사 AMG와 함께 불과 128일이라는 경이적으로 짧은 기간 안에 CLK-GTR을 개발했습니다.
당시 GT1 클래스는 양산차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엔진 출력은 리스트릭터로 인해 비슷하게 맞춰져 차량의 종합적인 성능과 팀워크가 승부를 갈랐습니다. AMG는 1996년 12월 5일 차량 제작을 맡아 단 2주 만에 6리터 V12 엔진의 벤치 테스트를 시작했고, 1997년 3월 26일 첫 번째 차량을 완성시켰습니다. 호몰로게이션(참가 자격 인증) 획득을 위해 단 25대의 도로 주행용 CLK-GTR이 한정 생산되기도 했습니다.
멈추지 않는 연승 행진, 챔피언십을 지배하다
CLK-GTR은 데뷔 시즌인 1997년부터 압도적인 실력을 뽐냈습니다. 베른트 슈나이더, 클라우스 루드비히 등 당대 최고의 드라이버들이 포진한 AMG 메르세데스 팀은 6월 뉘르부르크링 4시간 레이스에서 원투 피니시(1, 2위 동시 석권)를 달성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습니다. 이후 스파-프랑코르샹, 슈필베르크에서도 연달아 원투 피니시를 기록하는 등 연승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그 결과, CLK-GTR은 1997년 시즌 총 11번의 레이스 중 6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AMG 메르세데스 팀에게 컨스트럭터즈 타이틀을 안겼고, 베른트 슈나이더는 드라이버 챔피언에 등극했습니다.
이들의 지배는 1998년 시즌에도 계속되었습니다. 시즌 중반에는 르망 24시 레이스를 위해 5리터 V8 엔진을 탑재한 개량형 모델 ‘CLK-LM’을 투입했습니다. 비록 르망 24시 레이스에서는 아쉽게 리타이어했지만, 이후 남은 시즌의 모든 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2년 연속 종합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이처럼 CLK-GTR과 SLR 맥라렌은 메르세데스-벤츠의 뛰어난 기술력과 모터스포츠에 대한 열정이 어떻게 시대를 초월하는 명차를 만들어내는지를 증명하는 살아있는 역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