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장 잘생긴 7인승 SUV는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레인지로버나 신형 볼보 XC90, 폭스바겐 ID. 버즈를 떠올릴 수 있지만, 현대 싼타페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 자신감 넘치고 눈에 띄며, 타협 없는 디자인. 완전히 독창적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뒷모습만 보면 2세대 르노 에스파스를 떠올리게 한다. 물론 여기서 우리가 극찬하는 차량은 싼타페이며, 옆에 놓인 붉은색 2층 버스는 아니다.
이렇게 표현하면 다소 가혹하게 들릴 수도 있다. 마쯔다는 Vision Coupe라는 콘셉트카를 통해 세운 디자인 철학을 지금까지 고수해왔다. 우아함이 중심에 있었던 그 철학은 차량이 클수록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높은 차체에 유려한 곡선과 날카로운 주름을 적용하면, 안정감보다는 어색함이 먼저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CX-80은 이 비교에서 다소 위축돼 보인다.
반대로 현대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라인업 전체를 살펴보면 디자인에 일관성은 거의 없다. 마치 디자이너들이 감각 차단실에 들어가 에너지 음료와 ‘Never Gonna Give You Up’만 들으며 스케치북 앞에 앉은 듯한 분위기다. 다소 혼란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바로 그 개성에서 강점을 찾아낸 것이다. 결과물만 보면 설명이 필요 없다.
전동화 측면에서 마쯔다를 보수적이라 비판할 수는 없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까지 모두 아우른다. 심지어 MX-30에서는 로터리 엔진까지 부활시켜 주행거리 확장형 모델을 내놨다. CX-80에서는 보기 드물게 3.3리터 6기통 디젤 또는 2.5리터 가솔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선택할 수 있다. 이번 비교에 사용된 모델은 후자이며, 싼타페는 1.6리터 가솔린 하이브리드다. 플러그인 대 비플러그인. 이제 진검승부가 시작된다.
간단한 사양부터 살펴보자. 현대의 1.6리터 4기통 엔진은 158마력을, 전기모터는 64마력을 발휘한다. 합산 출력은 다소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나름 균형을 이룬다. 4륜 구동은 전륜 중심이며, 차량 중량을 약 65kg 증가시킨다. 전기 모드 주행거리는 고작 1마일. 회생 제동은 에코 모드에서 패들 시프트로 조절할 수 있고, 스포츠 모드에서는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된다. 사실상 미니버스에 ‘스포츠’라니, 의아한 설정인데, CX-80도 마찬가지 실수를 반복한다.
마쯔다 CX-80은 훨씬 강력하다. 2.5리터 가솔린 4기통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해 총 327마력을 낸다. 토크는 현대보다 100Nm가량 높지만, 최대 토크는 4,000rpm에서 발생해 싼타페의 1,500~3,500rpm보다 고회전 영역에 집중돼 있다. 배터리 용량은 17.8kWh로 최대 38마일 주행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약 25마일 수준. 그래도 현대의 PHEV 옵션(13.8kWh, 34마일)보다는 우세하다. 출력 차이도 크다.
주행을 이어가면, 두 차량 모두 소음이 상당하다. 마쯔다의 4기통 엔진조차 공구 상자를 갈아넣은 듯한 소리를 낸다. 싼타페는 거칠고, CX-80은 좀 더 시끄럽다. 어느 쪽이든 급가속은 피하게 된다. 속도 제한 경고 대신 귀를 찌르는 소리가 운전자를 자제하게 만든다.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 고막이 위험합니다!”
소음 속에서도 차이점은 분명하다. 싼타페는 전기모터가 초반에만 힘을 내고 이후 동력이 급격히 줄어드는 반면, 마쯔다 CX-80은 꾸준히 힘을 이어간다. 하나는 탄력을 모으고, 다른 하나는 그 탄력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구조다.
이 대결에서 누가 더 우위에 있는지는 단순히 외형이나 출력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결국 소비자는 자신에게 맞는 주행 스타일과 활용 목적에 따라 선택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7인승 SUV 시장은 이제 훨씬 더 흥미로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