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W그룹, 이탈디자인 매각 검토…벌써 복수 인수 의향자 등장

폭스바겐 그룹이 이탈디자인(Italdesign) 매각 또는 새로운 파트너 물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독일 내 운영 효율화를 위한 전략의 일환이며, 특히 중국 브랜드를 포함한 글로벌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재무 구조 개선의 필요성 때문이다. 이탈디자인 매각은 향후 매력적인 신차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탈디자인은 전설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Giorgetto Giugiaro)와 알도 만토바니(Aldo Mantovani)가 1968년 ‘Studi Italiania Realizzazione Prototipi’라는 이름으로 설립한 회사다. 아우디는 2010년, 이 회사 지분 90.1%를 비공개 금액으로 인수했으며, 2015년 주지아로가 잔여 지분을 매각하고 회사를 떠나면서 아우디는 완전한 소유권을 확보했다.

최근 노동조합 Fiom과 FIM Cisl 측은 아우디가 이탈디자인을 매각하거나 전략적 파트너를 찾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미 4~5곳의 잠재적 인수 의향자가 등장한 상태지만, 폭스바겐 그룹은 경쟁사나 단순 금융 투자사에게 회사를 넘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조합 관계자들은 이번 주 초 이탈디자인 경영진과 면담을 가졌으며, 매각 협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Fiom 노조의 지아니 만노리(Gianni Mannori)는 “이탈디자인 경영진이 현재 인수자를 찾는 임무를 맡았다”고 설명하며, “해당 절차에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 사이 아우디는 이 회사를 매각 또는 구조조정에 대비해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탈디자인에는 약 1,350명이 근무 중이며, 이 중 대부분은 이탈리아 토리노에 기반을 두고 있다. 작년 회사의 매출은 약 3억3,200만 유로(한화 약 5,500억 원)에 달했으며, 만노리 노조 위원에 따르면 현재 이 회사는 수익을 내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탈디자인의 문제는 폭스바겐 그룹 전체가 직면한 과제 중 일부에 불과하다. 폭스바겐 브랜드 자체도 최근 몇 년간 여러 위기에 직면해 왔다. 지난해 말, 폭스바겐은 독일 전역에서 3만5,000명 이상의 인력을 감축하고 생산 능력을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수요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연간 최대 150억 유로(약 21조 원)의 비용을 절감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이번 이탈디자인 매각 검토는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의 생존과 경쟁력 유지를 위한 폭스바겐 그룹의 근본적인 방향 전환으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