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중국에서 미래 주행의 기준을 제시하다

BMW가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본질은 유지하면서도, 스마트 기술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열린 ‘BMW 차이나 이노베이션 데이’에서는 차세대 지능형 콕핏과 ‘하트 오브 조이(Heart of Joy)’ 주행 제어 시스템이라는 두 가지 핵심 기술이 공개됐다.

BMW 그룹 중국 지역 대표이자 CEO인 숀 그린(Sean Green)은 “우리는 단순히 바퀴 달린 스마트 기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의 본질에 인공지능을 통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트 오브 조이’ 시스템은 BMW의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인 ‘노이어 클라쎄(Neue Klasse)’에서 처음 선보인다. 이 시스템은 파워트레인과 섀시 제어를 통합한 디지털 신경망으로, 차량의 반응 속도를 1밀리초 이하로 줄여 기존 시스템보다 10배 빠른 주행 반응성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보다 직관적이고 자연스러운 주행 경험을 느낄 수 있다.

또한, BMW는 운전자 중심의 ‘비주얼 콘(Visual Cone)’ 콕핏 디자인을 통해 사람과 기계 간의 인터페이스를 새롭게 정의했다. 이 기술은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운전자의 시선 방향에 맞춰 배치하여, 주행 중 산만함을 최소화한다.

업계 최초로 적용된 ‘호라이즌 헤드업 디스플레이(Horizon Head-Up Display)’는 기존 계기판을 대체하며, 초고해상도 4K 이미지를 나노코팅된 전면 유리창에 투사한다. 이는 편광 선글라스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뛰어난 시인성을 제공한다.

중국 소비자들을 위해 BMW는 베이징에 위치한 ‘스카이랩(SkyLab)’ 연구소에서 광범위한 사용자 경험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약 100여 개의 기능이 중국 시장에 맞게 최적화되었으며, 그중 하나가 실시간 가사 표시 기능인 ‘Lyric View’다. 이 기능은 중국의 디지털 생태계에 특화된 서비스를 보여주는 예다.

또한, BMW는 눈동자 추적 시스템을 통해 주행 중 시각적 요소가 운전자의 집중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여 안전성을 강화했다.

AI는 차량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운전 성능 향상에도 깊이 적용된다. BMW의 ‘다이내믹 퍼포먼스 컨트롤’은 뉘르부르크링에서 수행한 극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주행 성능을 최적화하며, BMW가 100년에 걸쳐 축적한 모터스포츠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BMW가 중국 기술 기업 알리바바와의 협력을 확대한다고도 발표됐다. BMW는 알리바바의 AI 언어 모델 ‘퉁이(Tongyi)’를 자사 차량에 통합하고 있으며, 2026년부터 중국에서 생산되는 노이어 클라쎄 차량에는 맞춤형 AI 음성비서가 탑재될 예정이다.

BMW는 오는 4월 상하이 모터쇼에서 ‘카 지니어스(Car Genius)’와 ‘트래블 컴패니언(Travel Companion)’이라는 두 AI 기반 보조 시스템을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은 자동차를 지능형 맞춤형 이동 공간으로 바꾸는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BMW와 알리바바는 2015년부터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이들의 파트너십은 클라우드 컴퓨팅, 커넥티비티, 스마트 제조 분야를 넘어 이제는 생성형 AI 기술에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달 초 BMW는 화웨이와도 협력하여 ‘HarmonyOS’를 기반으로 한 차량 내 디지털 생태계 구축에 착수했다. 이 운영체제는 화웨이 스마트폰과 여러 디바이스에 적용되는 기술이다.

그린 CEO는 “중국에서 MyBMW 앱 사용자의 약 25%가 화웨이 기기를 사용하고 있다”며, “BMW는 HarmonyOS와의 통합을 통해 자사 차량 내 디지털 서비스와 앱 사용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BMW는 또한 중국 기술 기업들과 협력하여 대규모 언어 모델, 생성형 AI, 지능형 음성 인터페이스 등 최첨단 기술을 공동 연구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최적화된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주행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그린 CEO는 “중국은 이미 글로벌 혁신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며, “BMW는 중국의 선도적인 기술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차세대 기술 통합 역량을 강화하고, 로컬 파트너십을 진정한 혁신의 2.0 단계로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