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소차·전기차 ‘구매 장벽’ 확 낮춘다… 月 22만 원 ‘넥쏘’·초소형 ‘아이오닉 1’ 출격 예고

현대자동차가 수소전기차와 보급형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체된 수소차 시장에는 파격적인 금융 상품을 던져 진입 장벽을 낮추는 한편, 전기차 부문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초소형 엔트리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커피 한 잔 값으로 타는 수소차, ‘넥쏘 이지 스타트’

현대차는 지난 6월 상품성을 개선해 출시한 신형 수소전기차 ‘넥쏘’를 월 20만 원대에 이용할 수 있는 ‘넥쏘 이지 스타트(Easy Start)’ 프로그램을 3일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소비자가 차량 가격의 일부만 내고 3년간 이용한 뒤 차량을 반납하는 방식의 할부 금융 상품이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잔존 가치 보장’에 있다. 차량 가격인 7,644만 원 중 최대 50%를 3년 뒤 중고차 가격으로 미리 보장해 주고, 이 금액에 대한 할부금 납입을 유예해 주는 구조다. 소비자는 수소차 구매 보조금을 뺀 나머지 금액의 원리금과 유예금에 대한 이자만 납부하면 된다. 이를 계산하면 하루 약 7,200원, 월 기준으로는 22만 원 정도의 비용이 산출된다. 사실상 하루 점심값 정도로 최신형 수소차를 운용할 수 있는 셈이다.

혜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현대차는 프로그램 이용자에게 2년간 최대 240만 원의 수소 충전비도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이 상품은 3년 후 차량을 반납할 때 현대차의 전기차나 수소전기차를 재구매하는 고객에 한해서만 이용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이러한 시도를 수소차 시장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고육지책’이자 승부수로 해석하고 있다. 충전 인프라 부족과 높은 가격 등으로 인해 소비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소차 판매량은 3,688대에 그쳐 전년 대비 20.4%나 감소했다. 이에 현대차는 저렴한 비용으로 수소차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일종의 ‘체험판’ 성격의 프로그램을 통해 저변 확대를 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베일 벗는 막내 전기차, ‘아이오닉 1’ 포착

수소차 시장에서 가격 장벽을 낮추는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기차 라인업에서는 현대차의 새로운 엔트리 모델로 추정되는 차량이 포착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중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홈 등 외신은 위장막에 싸인 소형 전기차의 스파이샷을 공개하며 이를 현대차의 ‘아이오닉 1’으로 추정했다.

아직 아이오닉 3조차 정식 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더 작은 모델의 테스트 주행이 목격된 것은 이례적이다. 눈여겨볼 점은 테스트 차량에 붙은 ‘HE1’이라는 코드명이다. 기존 아이오닉 5나 아이오닉 9 등 E-GMP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들이 개발 단계에서 ‘NE’, ‘ME’ 등 알파벳 ‘E’로 끝나는 코드명을 사용했던 것과 유사한 맥락이나, 앞글자가 다르다는 점에서 새로운 플랫폼이나 변형된 아키텍처가 적용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개된 사진 속 차량은 박스카 형태의 SUV 디자인을 취하고 있다. 이는 날렵한 패스트백 실루엣과 에어로 해치 디자인이 적용된 상위 모델 아이오닉 3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다만 분할형 헤드램프와 덕테일 스포일러 등 일부 디자인 요소는 아이오닉 3(콘셉트카 등에서 보여진)의 특징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만 유로 이하의 승부수, 신흥 및 유럽 시장 공략

이번 테스트 차량이 인도 도로에서 포착되었다는 점은 생산 거점과 타깃 시장을 짐작게 한다. 업계는 이 차량이 인도 공장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높으며, 인도는 물론 유럽 시장까지 겨냥한 전략 차종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의 예상 판매 가격이 2만 유로(약 2,370만 달러) 이하로 거론되고 있어, 출시될 경우 저가형 전기차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전망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 4,287mm인 아이오닉 3보다 작을 것으로 예상되나, 사진만으로는 정확한 제원을 가늠하기 어렵다. 현대차는 오는 4월 아이오닉 3를 글로벌 시장에 데뷔시키고, 2026년 중반부터는 튀르키예 공장에서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여기에 엔트리급인 아이오닉 1까지 가세한다면 현대차는 소형부터 대형 SUV까지 촘촘한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하게 된다.